‘쏨버지’ 김성복 그라운드케이 CSO

2026.01.05

MICE 산업이 대형화·복합화되면서 ‘수송(Transportation)’은 더 이상 단순한 운영 요소에 머물지 않는다. 행사 전반의 안정성과 참가자 경험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수송 운영 현장은 여전히 개인의 경험과 아날로그적 관행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PCO 출신으로 현장에서 축적한 도메인 지식(Domain Knowledge)에 IT기술을 결합해 온 김성복 그라운드케이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기술로 풀어내며 MICE 모빌리티 운영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불확실했던 수송 현장을 데이터로 통제 가능한 영역으로 전환해 온 그는, MICE 수송의 디지털 전환(DX)과 산업이 나아가야 할 미래 전략을 꾸준히 제시해 왔다.

김 CSO를 만나 MICE 수송 운영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산업이 지향해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 김성복 CSO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그라운드케이]

    김성복 CSO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그라운드케이]

경험 의존적 운영의 한계와 기술적 솔루션

Q. PCO로서 현장을 누비다 테크기업의 전략가(CSO)로 변신했다. 이러한 커리어 피보팅(Pivoting)의 배경은 무엇인가?

A. 현장에서 많은 국제회의와 대형 행사를 운영하거나 그 과정을 지켜보며 느낀 것은 ‘확장성의 한계’였다. 참가자 규모가 커질수록 수송의 복잡성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관리는 여전히 엑셀 수기와 개인의 ‘감’에 의존하고 있었다. 이러한 노동 집약적 구조로는 MICE 산업의 질적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현장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 기술 설계를 주도해야 비로소 실효성 있는 솔루션이 나온다는 확신이 저를 이곳으로 이끌었다.

Q. 현장에서 느낀 기존 MICE 수송 운영의 구조적 문제는 무엇이었나?

A. 가장 큰 문제는 ‘정보의 비대칭성’과 ‘실시간성의 부재’였다. 수송은 의전, 숙박, 행사 일정과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야 하는데, 변경 사항이 실시간 동기화되지 않아 현장의 혼선을 초래했다. 특히 VIP 의전이 핵심인 정상회의(Summit)에서 수송의 오류는 곧 국가적 이미지 실추로 이어질 수 있다. 운영자의 숙련도에 따라 결과값의 편차가 큰 ‘인적 리스크’를 시스템으로 제어할 필요가 있었다.

  • 김성복 CSO가 경주 APEC 현장에서 미래의 스마트 모빌리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그라운드케이]

    김성복 CSO가 경주 APEC 현장에서 미래의 스마트 모빌리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그라운드케이]

성과와 전략: 데이터가 증명하는 효율성

Q. 이러한 문제의식이 ‘티라이즈업(T-RiseUp)’으로 구현됐다고 볼 수 있는가?

A. 그렇다. 티라이즈업은 단순 배차 툴이 아닌, MICE 프로토콜에 최적화된 차량 관리 시스템(Vehicle Management System, VMS)이다. 핵심은 ‘직관성’과 ‘표준화’이다. 복잡한 의전 시나리오를 데이터로 구조화해, IT 비전문가인 현장 인력도 즉시 운영에 투입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는 인력 운영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휴먼 에러를 최소화하는 핵심 기제(core mechanism)다.

Q. 실제 국제행사 적용 사례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

A. 2025 APEC 정상회의,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등에서 ‘운영의 가시성(Visibility)’을 확보한 것이 가장 큰 성과다. 차량의 실시간 위치와 동선 데이터를 관제 센터에서 시각화하여 모니터링함으로써, 고질적인 문제였던 노쇼(No-Show)와 유휴 대기 시간을 획기적으로 감축했다. 현장 관계자들로부터 “수송이 비로소 예측 가능한 관리의 영역으로 들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Q. MICE 수송에서 ‘데이터 기반 운영’이 왜 중요하다고 보는가?

A. 그동안 수송 운영은 개인의 경험과 감각에 크게 의존해 왔다. 하지만 데이터 기반 운영은 판단의 근거를 명확히 하고, 잠재적인 리스크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게 한다. 이는 단순히 운영 효율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 행사 전체의 안정성과 품질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기반이 된다.
과거의 수송이 문제가 발생한 이후 대응하는 사후 수습 중심이었다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Data-Driven Decision Making)은 병목 구간을 미리 예측하고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방어(Proactive)할 수 있게 한다. 글로벌 행사가 증가할수록 이러한 접근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비용 절감을 넘어 행사 전반의 퀄리티 컨트롤(Quality Control)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전제 조건이다.

생태계와 미래: 연결과 확장의 리더십

Q. 최근 DX를 넘어 AX(AI Transformation)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MICE 수송의 AI 활용 전략은 무엇인가?

A. 이제는 자동화를 넘어 지능화 단계로 진입해야 한다. AI 알고리즘을 통해 다지점 최적 경로를 산출하고, 과거 데이터를 학습해 수요를 예측하며, 돌발 상황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는 단계까지 나아가고 있다. 여기서 AI는 운영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판단을 보조하고 정교화하는 강력한 의사결정 지원 도구(Decision Support Tool)로서 기능한다.

Q. ‘MICE 테크 얼라이언스(MITA)’를 통해 기술 기업 간 연대를 주도하고 있는데...

A. 고객(주최자)의 관점에서 기술은 ‘파편화된 기능’이 아닌 ‘통합된 경험’이어야 한다. MITA는 등록-숙박-수송-관광 등 각 버티컬(Vertical) 영역의 기술을 API 연동 등을 통해 끊김 없는(Seamless) 하나의 프로세스로 연결하는 시도다. 이는 개별 기업의 생존을 넘어, MICE 테크 생태계 전체의 파이를 키우고 표준을 정립하는 전략적 협의체다.

Q. 기술 리더십뿐만 아니라 차세대 인재 양성에도 주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A. 산업의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은 결국 ‘사람’에게 달려 있다. 현장을 깊이 이해하고, 기술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인재가 함께 성장해야 산업도 지속될 수 있다. 20여 년 전부터 교육원과 대학, 각종 아카데미에서 예비 MICE 인재들을 대상으로 실무 중심의 교육을 진행해 왔다. 특히 전국대학생연합 MICE 동아리 ‘S.O.M.(쏨)’의 멘토로 활동하며 학생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쏨버지’라는 별명으로 불리는데, 그만큼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조언을 많이 나누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 김성복 CSO는 전국대학생연합 MICE 동아리 ‘S.O.M.(쏨)’의 멘토로 활동하며 학생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사진=그라운드케이]

    김성복 CSO는 전국대학생연합 MICE 동아리 ‘S.O.M.(쏨)’의 멘토로 활동하며 학생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사진=그라운드케이]

Q. 후배 기획자들에게 가장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A. 초반에는 반복적이고 힘든 업무가 많겠지만, 그 경험은 결국 기획의 중요한 자산이 된다. 다만 그 과정이 불필요하게 비효율적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기술은 그 시간을 줄여주고, 더 본질적인 기획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Q. 김성복 CSO가 그리는 MICE 수송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

A. 수송은 더 이상 ‘문제 해결의 대상’이 아니라, 행사의 경쟁력을 만들어내는 핵심 영역이 되고 있다. 한국은 이미 다수의 대형 국제행사를 통해 세계적인 수준의 운영 경험을 축적해 왔다. 이 경험을 기술로 구조화하고 표준화한다면, 충분히 글로벌 기준이 될 수 있다. ‘그라운드케이’는 현장의 복잡한 운영 경험과 기술을 연결하는 역할을 지속하며, 수송을 행사의 ‘지원 업무(Back-office)’가 아닌 차별화된 경쟁력(Core Competency)으로 전환해 나가고자 한다. 나아가 고도화된 기술 플랫폼을 통해 ‘K-MICE 모빌리티 표준’을 정립하고, 이를 글로벌시장에 역수출하는 것이 그라운드케이와 저의 최종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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